리베이트

여의도.한때는 국회의사당과 지상파 방송국과 함께 금융 중심시설들로 인해 정·재계와 언론의 중심지나 다름없던 곳이다. 비록 지금은 예전만큼의 그 여의도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정·재계에서 갖는 상징성은 여전했다.한 때는 수천억대 규모의 자산운용을 이끌어가던 1세대 자문사는 물론 자문형 랩어카운트로 크게 성장했던 2세대 투자자문사 역시 완전히 무너진 지 오래였음...

뺨이 홀쭉하게 패일 정도로 깊게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는 서경의 눈빛이 나른했다. 모양 좋은 입술을 짓이기는 하얗고 길쭉한 손가락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던 담배를 옆에서 뻗어온 손이 채어갔다. 순식간에 담배를 빼앗긴 서경은 마치 사탕 빼앗긴 아이 같은 불퉁한 표정으로 옆을 바라봤다. “뭐야.” 평소보다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아직도 열기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형, 빨다가요!” 퀴퀴한 특유의 냄새가 가득찬 복도. 쿵쿵, 거리는 음악 소리가 희미하게 묻어나는 공기 속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그 부름을 무시하며 걸음을 한 발자국 떼기가 무섭게 또 다시 경박스런 외침이 발목을 휘어잡았다. “서경이 형! 빨다 가라니까!” 저를 콕 짚어 부르는 소리에 결국 주서경이 걸음을 멈춘다. 고개만 돌려 확인하니 히죽이죽 웃는 면상...